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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me 2020/06/0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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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rogresswon

#1

한 때, 누군가가 임종하는 순간을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왠지 죽음의 순간을 지켜보면 느끼는 게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 순간이 온 것일까? 요사이 한 생명이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판단력이 흐려지고, 헛것이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그녀를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도 저렇게 죽는 것인가라는 생각. 그리고 내가 이렇게 죽어가는 과정에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런 이성적인 생각들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 있다. 그녀를 보면 이성적 판단보다 감성적인 무언가에 휘둘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긴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녀는 내가 그렇게나 사랑해 마지 않던 사람이니까.

 

......

그녀는 나의 외할머니다.

 

#2

한 사람을 위해서 100일간 기도한 경험이 있다. 술먹고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도 자기 전에 드리는 짧은 기도는 잊지 않았었다. 그렇게 100일 동안 했던 기도는 '한 생명을 10년만 연장시켜달라는 것'이었다.

 

하나님이 기도에 응답하신 것일까? 노인은 많은 위기를 넘겼지만 결국 버텨내고야 말았다. 알츠하이머가 오고, 수많은 노환이 노인을 끊임없이 핍박했지만, 노인은 살아있다. 아직 숨을 쉬고 있는 그 표정에는 여전히 어린시절 느꼈던 노인의 위엄과 강인함이 남아있었다.

 

그렇게라도 살려내고 싶었던 노인. 나의 외할머니였다.

 

#3

뭔가 이별의 순간이 다가옴을 느꼈다. 주위 사람들이 말한다. 길어야 한달이라고. 내 눈으로 본 생명의 불씨도 그리 오래 타오를 것 같지는 않았다.

 

조용히 손을 잡았다. 아직 따뜻했다.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내셨지만, 분명 노인은 나를 알아보고 있었다. 그렇게 소리를 내며, 눈에는 눈물이 송글송글 맺혔다.

 

나는 그 눈물을 잠시 닦아주었다. 나를 키웠던 손이고, 나와 함께 울고 웃었던 눈이다. 늘 나를 이해해주던 입이며, 나를 위해 늘 기도하던 소리들이다. 노인의 눈물을 닦을 때, 마치 나의 눈물을 닦는 것과 같은 쓰라림을 느꼈다.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다.

노인이 죽는 날, 나 또한 죽음의 고통을 같이 느낄 것 같은.

 

그 노인도 역시, 나의 외할머니다.


Posted by progresswon